추석 음식 준비하다 화상 입었을 때|뜨거운 기름·국물 화상 응급처치와 병원 가야 할 때
추석에는 평소보다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전을 부치다가 뜨거운 기름이 튀거나, 갈비나 국을 옮기다가 뜨거운 국물을 쏟고, 압력밥솥이나 냄비에서 나오는 증기에 데는 사고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2021~2025년 응급실 손상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추석 명절 기간 가정 내 화상은 하루 평균 8.9건으로 평소 4.0건의 약 2.2배였습니다.
추석 가정 내 화상의 77.4%는 부엌·주방에서 발생했고, 뜨거운 액체에 의한 화상이 64.7%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뜨거운 기름이나 국물에 데었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얼음을 대거나 화상연고부터 바르는 것이 아니라 열을 식히는 응급처치가 먼저입니다.
1. 뜨거운 기름·국물에 데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화상을 입으면 먼저 뜨거운 기름이나 국물, 조리기구 등 열의 원인으로부터 즉시 벗어나야 합니다.
그다음 가능한 한 빨리 화상 부위를 흐르는 시원한 물로 식혀주세요.
반지나 시계, 팔찌처럼 화상 부위 주변을 조일 수 있는 물건도 피부가 붓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옷 역시 쉽게 벗겨지는 부분은 제거할 수 있지만 피부에 달라붙은 옷은 억지로 떼어내면 안 됩니다.
주방에서 화상을 입으면 당황해서 연고나 얼음부터 찾기 쉽지만 우선순위는 다릅니다.
열원에서 벗어나기 → 흐르는 물로 식히기 → 붙지 않은 옷·장신구 제거 → 필요하면 의료진의 도움 받기 순서로 기억하면 좋습니다.
2. 화상 부위는 흐르는 물로 몇 분 동안 식혀야 할까?
화상을 입었다면 시원한 흐르는 수돗물로 20분 동안 식히는 것이 권고됩니다.
NHS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고, 사고 후 최대 3시간 이내라도 냉각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영국 화상 전문병원인 Queen Victoria Hospital 역시 흐르는 시원한 수돗물로 최소 20분간 냉각하도록 안내합니다.
여기서 ‘시원한 물’과 ‘얼음처럼 매우 차가운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화상 부위에 얼음이나 얼음물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화상 부위만 식히면서 몸 전체가 지나치게 차가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름에 데었더라도 기름을 닦는 데만 신경 쓰기보다는 가능한 한 빨리 흐르는 물로 충분히 식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화상 부위를 20분간 식혀야 하는 이유와 방법 확인하기 ≫
3. 화상에 얼음·치약·연고를 바로 발라도 될까?
화상을 입었을 때 얼음이나 치약, 각종 크림과 연고를 바로 바르는 민간요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NHS는 화상 부위에 크림·기름·버터 등을 바르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어린이 화상 응급처치에서도 얼음, 버터, 치약, 크림, 젤, 오일, 연고를 사용하지 말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화상 전문기관에서도 같은 원칙을 강조합니다.
Queen Victoria Hospital은 얼음이나 버터, 크림·페이스트 등을 사용하면 상처 평가와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화상을 입은 직후에는 집에 있는 화상연고를 찾는 것보다 먼저 흐르는 시원한 물로 충분히 냉각하세요.
냉각 후에는 화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처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심한 화상이라면 임의로 제품을 바르기보다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화상에 얼음·치약·크림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 확인하기 ≫
4. 화상 물집은 터뜨려도 될까?
뜨거운 기름이나 국물에 데인 뒤 몇 시간이 지나면서 물집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 물집 속 물을 빼면 빨리 나을 것 같아 바늘로 터뜨리고 싶을 수 있지만 스스로 물집을 터뜨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NHS는 화상 후 생긴 물집을 터뜨리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물집을 일부러 터뜨리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집이 이미 터졌거나 화상 부위가 점점 더 아파지고 붉은 범위가 넓어지거나 열감, 분비물, 발열 등이 나타난다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집의 크기나 위치, 화상 깊이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큰 물집이나 손·발·얼굴처럼 중요한 부위에 생긴 물집은 의료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옷이 화상 피부에 붙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뜨거운 국물이나 기름이 옷 위로 쏟아지면 옷을 빨리 벗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들 수 있습니다.
화상 부위 주변의 옷이나 장신구는 가능한 경우 제거하는 것이 좋지만 피부에 달라붙은 옷은 억지로 떼어내면 안 됩니다.
NHS는 화상 부위에 붙어 있는 옷을 제거하려 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억지로 떼어내면 이미 손상된 피부에 추가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신구는 상황이 다릅니다.
반지나 시계처럼 피부가 부었을 때 조일 수 있는 물건은 가능하면 일찍 제거합니다.
다만 피부에 녹아 붙었거나 단단히 달라붙은 물건을 무리해서 제거해서는 안 됩니다.
옷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도 가능한 범위에서 화상 부위를 흐르는 물로 식히고, 심한 화상이라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세요.
6. 어떤 화상은 바로 병원에 가야 할까?
작고 얕은 화상은 적절한 응급처치 후 집에서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화상을 집에서 치료해서는 안 됩니다.
NHS는 매우 크거나 깊은 화상, 얼굴·생식기·엉덩이 부위의 화상, 화학물질이나 전기로 인한 화상은 응급평가가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피부가 하얗거나 검게 그을린 것처럼 보이는 깊은 화상도 주의해야 합니다.
화상의 심각성은 통증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심한 화상이 오히려 통증이 적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가벼워 보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붉은 범위나 열감이 퍼지거나 분비물·발열 등이 생기면 감염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나 고령자처럼 화상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작은 화상이라도 판단하기 어렵다면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국에서 심각한 화상이나 의식·호흡 이상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면 119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뜨거운 기름이 손에 튀었는데 얼음을 대도 되나요?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시원한 흐르는 물로 약 20분 동안 식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화상에 치약을 바르면 열이 빨리 빠지나요?
치약을 바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공식 화상 응급처치 지침에서는 치약·버터·크림·오일 등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화상 물집이 생기면 터뜨려야 하나요?
아니요. 스스로 물집을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집을 터뜨리면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뜨거운 국물이 옷 위에 쏟아졌는데 옷부터 벗어야 하나요?
쉽게 벗겨지는 옷은 제거할 수 있지만 피부에 붙은 부분은 억지로 떼어내지 마세요. 붙은 옷을 제거하다 피부에 추가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작은 화상이면 무조건 집에서 치료해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화상의 크기뿐 아니라 깊이와 위치, 원인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얼굴이나 중요한 부위의 화상, 크거나 깊은 화상, 전기·화학 화상 등은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 음식 준비부터 식사까지 추석 명절 ‘가정 내 안전사고’ 주의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NHS — Burns and scalds
NHS 화상·열상 응급처치
Queen Victoria Hospital NHS Foundation Trust — Burns first aid and prevention
화상 응급처치 및 예방
London and South East Burn Network — Patient Information
화상 전문 네트워크 응급처치 안내
University Hospitals Sussex — Burns advice
화상 환자 응급처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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